13일 오전 수원시 매탄동의 한 PC방. 외부로 연결된 흡연실 문을 열자 한 가운데에 놓인 쓰레기통 위로 담배꽁초가 산처럼 쌓여 있었다.



그 주변에는 PC방에서 나온 쓰레기 봉투들이 널브러져 있었지만 소화기조차 없었다.



안양시 안양3동의 PC방도 건물 계단에 마련된 의자와 종이컵이 흡연실 역할을 대신했다. 계단 곳곳은 담배꽁초와 가래침이 뒤섞여 위생상태가 엉망이었다.



금연 계도기간이 끝나고 올해부터 PC방이 금연 단속대상에 포함됐지만 대부분의 업주들은 수백만원의 설치비용 때문에 흡연실을 엉터리로 설치해 놓은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부터 면적 100㎡ 이상의 음식점은 물론 PC방 등이 전면 금연구역으로 운영된다. PC방에서의 흡연은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설치된 흡연부스에서만 가능하다.



하지만 흡연부스 설치 비용이 150만~300만원 가량 소요되면서 영세한 대다수 PC방 업주들은 흡연부스 설치는 생각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흡연실을 설치한 일부 PC방의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설치 위치 및 환풍시설에 대한 기준만 맞춰 재떨이만 마련해 놓고 화재나 위생은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있다.



수원의 한 PC방 업주는 "흡연부스 설치 견적을 내보니 200만원 이상의 비용이 나왔다. 흡연실이라고 써두고 재떨이를 갖다 놓는게 최선"이라며 "화재 우려도 있지만 당장 흡연실을 설치해두지 않으면 손님이 현격하게 줄어들 것"이라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도내 지자체 관계자들은 "금연구역 담당 인원은 각 구청당 1~2명뿐이라 제대로 관리가 어렵다"며 "담배꽁초로 인한 화재 위험이나 위생관리는 건물 관리자에게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강영훈기자